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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가 다시 강조한 박지성의 '도전정신'


"계획갖고 치밀한 도전을" 현재-미래 해외파들에 뼈있는 충고

[이성필기자] 한국 축구는 브라질월드컵 실패로 몇 가지 고민을 얻었다. 그 중에서도 갈수록 비중이 커지는 해외파에 대한 상반된 시선이 있다. 해외에 진출했으니 잘하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생각부터 소속팀에서 주전을 확보하지 못하는데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이 온당하느냐는 지적이 상충한다.

이는 박주영(29)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박주영은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경기를 하지 못하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예전에 비해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등 나름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대실패였다. 오죽하면 '수비형 공격수'라는 아이러니한 비판까지 받았을까.

박주영의 실패에는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AS모나코(프랑스)에서 잘하고 있다가 아스널(잉글랜드)로 무리한 이적을 한 뒤 기회를 제대로 얻지 못한 것이 컸다. 좋은 팀이란 점을 보고 이적했지만 자신에 맞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결국, 박주영은 브라질월드컵 기간 아스널로부터 결별 통보를 받았다.

박주영 외에도 다수의 해외파 중 완벽하게 주전을 확보한 경우는 많지 않다. 여전히 주전 경쟁에 내몰려 있다. 팀내 입지를 확실하게 구축하지 못하면 개인이나 대표팀 전체에도 큰 손해다.

그래도 이들 해외파가 대표팀의 근간을 이룬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들의 선택에 따라 대표팀의 경기력이 요동칠 수 있다. K리거들과 다른 컨디션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서로 호흡을 맞추고 조직력을 다지는 것은 숙제가 됐다. 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던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K리거야 직접 현장에서 확인이 가능하지만 해외파는 경기 영상 확보도 어렵고 여러가지로 고민거리다. 스스로 극복하며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선수들이 기량 발전을 꾀하고 더 좋은 팀에서 뛰고 싶어 하는 마음이야 당연하지만 큰 그림 속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유럽 진출을 희망하는 국가대표급 K리거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국가대표에 대한 희망을 안고 해외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대표팀 감독의 조언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히딩크 감독은 24일 'K리그 올스타 with 팀 박지성' 기자회견에 참석해 2002 한일월드컵 직후 박지성의 PSV 에인트호번(네덜란드) 진출 이후 과정을 자세히 언급했다.

히딩크 감독은 현역 은퇴를 하고 행정가의 길로 나서려는 박지성에 대해 현명한 선수라며 "2000~2002년을 봤을 때 좋은 전략을 만들어냈다"고 칭찬했다.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감독 앞에서 끊임없이 재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다.

이어 히딩크는 "많은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꿈을 갖고 있는데 나는 (박지성에게) 한국에서 바로 프리미어리그로 가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해줬다. 잉글랜드보다는 약하지만 경쟁력은 충분한 리그를 선택하라고 했다"라며 에인트호번에서 유럽 생활을 시작했던 과정을 전했다.

박지성은 첫 해 부상 등으로 고전하며 에인트호번 팬들에게 온갖 비판과 욕설까지 들었다. 히딩크 감독은 "에인트호번 첫 해에는 부상 등 신체적으로 준비가 안돼서 부족했다. 여러가지 옵션이 있었고 한국이나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도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라고 박지성의 어려웠던 시절을 돌아봤다.

하지만, 박지성의 도전정신과 치밀한 계획은 히딩크도 감동시켰다. 그는 "박지성은 조금 더 기다리고 출전을 완벽하게 준비하는 두 번째 선택을 했다. 유럽축구에서 성공하기 위한 헌신과 노력을 박지성은 충분히 보여줬고 그래서 네덜란드 리그에서 성공했다. 이것이 잉글랜드에 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히딩크는 이런 과정을 '박지성의 전략'으로 압축했다. 그는 "박지성이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해 좋은 전략을 실행했다. 감동적인 헌신은 기본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어려워도 좌절하지 않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간 결과가 지금의 박지성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조건 큰 물부터 노리기보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배워가며 다음 단계를 바라보는 박지성의 도전정신을 후배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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