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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최은성 532번째 경기, 끝이 아닌 '시작'이었다


전북 골키퍼 최은성, 상주 상무전에서 은퇴식

[최용재기자] K리그의 '레전드' 골키퍼 최은성(43, 전북 현대)이 그라운드를 떠났다.

최은성은 지난 1997년 대전에 입단해 2011년까지 무려 15시즌을 대전 최고의 스타로 활약했다. 대전에서 단일팀 선수 개인통산 최다출장 기록(464경기)을 세웠다. 최은성은 2012년 전북 현대로 팀을 옮겼고 K리그 통산 532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전북에서 아름답게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전북과 상주 상무의 경기. 이 경기가 레전드 최은성의 마지막 경기였다. 선발 출전해 전반 전북 골문을 지킨 최은성은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이 경기를 끝으로 그는 현역에서 물러났다. 대전과 전북, 그리고 K리그에 이별을 고했다.

최은성의 532번째 경기, 현역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하지만 이 경기는 K리그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최은성의 은퇴로 인해 K리그에서는 아름답고, 진한 감동의 이정표가 세워졌다.

532번의 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최은성. 특별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날 전북-상주전 입장 티켓에도 최은성의 사진이 새겨졌다. 이 역시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다. 전북에서 고작 3년 뛴 것이 전부였지만 전북은 진심을 다해 최은성의 은퇴식을 열어줬다. 전북의 레전드는 아니었지만 K리그 레전드에 대한 예우를, 전북이 리그를 대표해 대신 해준 것이다.

이는 K리그에 하나의 모범을 제시했다. 너무 쉽게 레전드급 선수와 이별하는 구단이 많다. 전북이 이런 흐름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번 최은성 은퇴식이 그래서 K리그 구단, K리그 팬들에게 강렬한 인식을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K리그 레전드는 이렇게 보내야 한다고 전북이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최은성을 시작으로 이런 분위기와 문화가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 그렇기에 최은성의 은퇴는 마지막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경기 전 만난 최강희 전북 감독도 "나도 그렇고 단장님도 최은성 은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K리그에는 아름다운 은퇴, 아름다운 퇴장이 많이 없었다. K리그에서 은퇴식을 치른 선수는 드물다. 최은성은 대전에 오래 있었다. 하지만 전북에서도 충분히 가치를 보여줬다. 전북에서 해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 K리그에서 족적을 남긴 선수들에게는 앞으로도 은퇴무대를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작은 또 있다. 한 선수를 위해 두 구단 팬들이 함께 은퇴식에 참가하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했다. 전북팬들과 대전팬들이 최은성이라는 전설을 위해 뭉쳤다. 그들이 뭉치는데 그 어떤 이유도 필요하지 않았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최은성이라는 선수 한 명이면 충분했다. 몇몇 팬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북팬과 대전팬들은 서로 좋아하는 구단이 달라도, 지역이 달라도, 색깔이 달라도, 함께 뭉쳐 최은성을 연호했다. 이 역시 K리그에 새로운 문화로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알렸다. 이런 아름다운 장면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대전 구단도 기념 메달과 꽃다발을 준비해 최은성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최은성의 아름다운 은퇴식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K리그에 이런 감동적인 은퇴식이 계속 등장하기를 바란다. 최은성의 은퇴가, K리그에 아름다운 은퇴 문화 정착의 신호탄을 쏘았다. 최은성의 마지막 경기는 K리그에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최은성은 떠나면서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감사합니다. 드디어 장갑을 벗었다. 여름이라 더워 손이 괴로웠는데 30년간 끼던 장갑을 벗어 기쁘다. 섭섭한 마음보다 웃으며 은퇴해 영광이다. 뜻 깊은 자리를 마련해준 전북에 감사하다. 선수들의 아버지이신 최강희 감독님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환하게 웃던 최은성. 마지막으로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 때 최은성도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최은성은 뜨거운 눈물로 현역 선수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조이뉴스24 전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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