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올림픽과 다른 월드컵, 홍명보만 몰랐다

[최용재기자] 2009년 이집트 U-20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넘어 2012 런던 올림픽까지. 홍명보호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U-20 월드컵 8강, 아시안게임 3위, 런던 올림픽 사상 첫 동메달까지, 홍명보의 아이들은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선보였다. 분명 그 나이 때 선수들 중에서는 최강의 전력, 최고의 조직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은 이 멤버들을 이끌고 세계 최고의 무대, 세계 최강의 선수들이 출전하는 월드컵으로 갔다. 올림픽 멤버의 조직력을 믿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해온 성과들을 믿었다.

주변의 우려가 있었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차원이 다른 대회라고 조언했다. 23세 이하의 올림픽과 최고 선수들이 나오는 월드컵과는 수준이 다르다고 충고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홍명보의 아이들'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았다. 올림픽처럼 다시 한 번 신화를 쓸 수 있다는 헛된 자심감이 하늘을 찔렀다.

무리해서 박주영을 데려갔고, 무리해서 박주영을 2경기에서 선발 출전시킨 이유다. 박주영이 23세 이하 선수들에게는 통할 수 있었지만 최고 수준의 선수들에게는 통하지 못했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한 한계를 처절히 느껴야만 했다.

또 소속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한 윤석영, 김보경, 지동원 등 홍명보의 아이들은 실패라는 성적표만 남겼다. 골키퍼 정성룡에 대한 믿음도 결국 실패라는 결말을 가져오는 계기였다.

올림픽과 월드컵의 차이를 간과했던 홍명보 감독. 공교롭게도 한국 축구 선수 중 가장 많은 월드컵 경험이 있는 홍 감독이 저지른 일이다. 왜 4번의 월드컵 출전 경험이 있는 홍 감독이 이런 차이를 감지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번 브라질 월드컵은 16강 탈락과 함께 홍 감독의 지도력에 강한 의구심을 남긴 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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