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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의]사라졌던 치어리더, 응원문화 돌아본 계기


10일부터 치어리더 응원 재개…"조용한 응원 필요" 목소리도

[정명의기자] 한국 프로야구만의 문화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하고 신명나는 치어리더 응원. 세월호 침몰사고에 대한 애도의 뜻으로 잠정 중단됐던 응원전이 오는 10일부터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재개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각 구단의 의견을 수렴해 중단됐던 치어리더, 앰프 응원을 10일부터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55일만에 다시 정상적인 응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각 구단은 자율적으로 응원의 정도를 결정할 수 있다.

즐겁기 위한 프로야구라지만 국가적 슬픔이었던 세월호 사고 속에 정상적으로 응원을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 있을 수는 없는 일. 세월호 사고 이후 중단됐던 각 방송사의 예능·코미디 프로그램도 다시 전파를 타고 있다. 이에 발맞춰 프로야구도 정상적인 응원 분위기를 되찾기로 방향을 정했다.

애도의 뜻으로 시작된 일이었지만 치어리더와 앰프의 퇴장은 한국 프로야구의 응원문화를 돌아보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치어리더의 화려한 율동과 앰프에서 울려퍼지는 선수들의 응원가는 한국 프로야구만의 특징이다. 프로야구가 발달한 미국, 일본, 대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다. 치어리더가 있긴 해도 한국처럼 매이닝 단상에서 응원을 주도하지는 않는다.

한편으로는 치어리더, 앰프 없는 조용한 응원에 지지를 보내는 목소리가 등장하기도 했다. 투수의 강속구가 포수 미트에 '쾅'하고 꽂히는 소리, 타구가 날아가는 순간의 '딱'하는 소리,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 등 야구 본연의 음색이 있다. 이런 것들은 조용한 가운데 비로소 들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경험할 수 있는 분위기다.

지방의 모 구단 감독도 치어리더 공연이 없는 동안 "한국 프로야구만의 응원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원래 야구는 이래야 한다"며 조용한 응원 문화에 지지를 보냈다. 하지만 팬들은 여전히 기존의 응원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KBO가 치어리더 응원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도 팬들의 꾸준한 요청이 있었기 때문이다.

장단점이 있다. 조용한 가운데서는 야구 경기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가능하다. 플레이 하나하나,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관전할 수 있다. 하지만 흥겨운 분위기는 기대할 수 없다. 반면 기존의 치어리더 응원의 경우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맛은 덜하지만 모든 관중들이 하나가 돼 신나게 응원하면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가 응원석을 외야로 이동시킨 것은 새로운 응원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시도로 꼽힌다. 한화는 기존의 1루 내야석에 있던 응원석을 외야로 옮겼다. 1루 내야석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시야를 갖춘 좌석이다. 야구에 집중하고 싶은 관중은 시야가 좋은 내야 관중석을, 치어리더와 함께 신나는 응원을 즐기고 싶은 관중은 외야 응원석을 찾으면 된다.

한화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팬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3연전 중 한 경기, 또는 일주일에 한 경기 정도 세월호 애도기간에 그랬듯 치어리더와 앰프가 없는 '조용한 응원의 날'을 지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부 조용한 관전 문화를 지지하는 팬층이 나타났지만, 치어리더와 응원곡을 동반하는 응원은 한국 프로야구가 만들어낸 값진 문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존의 응원이 소음을 발생해 야구장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하고, 치어리더들의 응원이 선정적이라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야구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으며, 그에 따른 팬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세월호 애도기간은 프로야구의 응원문화를 돌아보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됐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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