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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끓는 민심에 기름 붓는 정치인


부적절한 발언 이어져 '공분', 황우여 "언행, 신중에 신중 기해야"

[채송무기자] 온 국민을 충격 속에 몰아넣은 세월호 침몰 사태를 맞아 정치권이 지방선거 일정을 전면 중단하며 애도 물결에 동참하고 있지만 일부 부적절한 언행으로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에는 '정치는 승리하는 것보다 실수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권한과 책임만큼 비판 여론에 휩싸이기도 쉬운 정치인이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조심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야 지도부는 세월호 사태를 맞아 소속 정치인들의 자중을 당부했지만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이 이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유한식 세종시장 후보자가 폭탄주가 곁들여진 술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져 뭇매를 맞았고, 새누리당 한기호 최고위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드디어 북한에서 선동의 입을 열었다"며 "이제 북괴의 지령에 놀아나는 좌파 단체와 좌파 사이버 테러리스트들이 정부 전복 작전을 전개할 것"이라고 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송영철 안전행정부 국장이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기념 사진 촬영논란으로 실종자 가족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안행부는 송 국장을 즉시 직위 해제했다.

야당 역시 비판 여론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임내현 의원이 20일 광주에서 한 신문사 주최로 열린 마라톤 대회에 '국회의원 임내현'이라고 씌여진 조끼를 입은 채 출전해 질타를 받았다.

정치인들의 언행이 논란이 되자 여야는 자당 소속 정치인들의 자숙을 당부했다. 특히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피해 가족과 아픔을 같이 하고 애도와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온 당원은 재삼 명심해야 한다"며 "자신의 언행이 상황에 맞는지 신중의 신중을 더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번엔 정치인 가족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 후보 중 수위를 달리고 있는 정몽준 의원의 아들인 정모 씨가 SNS에 실종자 가족들을 비하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다.

정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도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다른 국가 사례랑 달리 우리나라 국민들은 대통령이 가서 최대한 수색 노력하겠다는데도 소리 지르고 욕하고 국무총리한테 물세례를 한다"고 적었다.

이어 정씨는 "국민 정서 자체가 굉장히 미개한데 대통령만 신적인 존재가 되서 국민의 모든 니즈를 충족시키길 기대하는 게 말도 안 되는 거지. 국민이 모여서 국가가 되는 건데 국민이 미개하니까 국가도 미개한 것 아니겠냐"라고 해 실종자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정 의원 아들의 글이 논란이 되면서 정 의원과 정 의원 아들이 하루종일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 등 분노한 여론이 들끓었다.

결국 정몽준 의원은 직접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 막내아들의 철없는 행동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저희 아이도 반성하고 근신하고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아이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온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국가적 재난의 시기에 벌어진 정치인의 실수는 평소보다 더 큰 상처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치인의 언행이 이번 지방선거에 어떤 양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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