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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권법' 여진구 하차, 기회주의 캐스팅의 말로


제안 받은 김수현도 출연 고사

[권혜림기자] CJ E&M의 한중합작 프로젝트 영화 '권법'이 자충수를 뒀다. 기회주의적 캐스팅 행태가 크랭크인도 하지 않은 영화의 이미지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박광현 감독의 신작인 '권법' 출연을 확정했던 여진구 측은 지난 10일 이 프로젝트에서 최종 하차 통보를 받았다. 제작사 측이 배우 김수현에게도 출연 제의를 했음이 알려지며 예견됐던 일이다. 그러나 시나리오를 받은 김수현도 같은 날 출연을 고사했다.

CJ E&M은 지난 2월 여진구와 출연 계약을 맺었다고 공식화했다. 그가 하차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김수현의 출연 물망설이 제기됐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여진구 측은 조이뉴스24에 "10일 저녁 제작사로부터 '9일 밤 결정된 사항'이라며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권법'이 한중합작 영화인만큼 중국 투자배급사가 김수현의 출연을 원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해 CJ E&M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알렸다. 약 2천만 달러 규모로 제작될 예정인 '권법'은 CJ E&M과 중국 국영 배급사 차이나필름그룹(CFG, China Film Group), 중국 메이저 제작투자사인 페가수스&타이허 엔터테인먼트가 공동 투자 및 제작·배급을 맡는다.

김수현 측은 제의를 받았다고 인정한 것만으로도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이미 계약된 배우가 있음에도 출연을 검토했다는 것은 내부 사정을 알리 없는 대중의 오해로 이어질 수 있다. 부담은 출연 고사로 이어졌다. 그러나 김수현은 그야말로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권법' 출연 제의 거절로 큰 타격을 받을 리 없다.

시선은 여진구의 입장에 쏠린다. 지난 2013년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 이후 여진구는 충무로 기대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만 16세의 어린 나이지만 아역과 성인 연기를 오가며 입지를 다졌다. 김수현이 정점의 별이라면 스타성에 있어 여진구의 잠재력도 만만치 않다. 어리지만 출중한 한 배우가 '권법'의 캐스팅놀음에 희생됐다는 시각이 중론이다.

CJ E&M 측은 "매니지먼트사와 제작사 간 이견이 있는 듯하다"고 이날 사건을 바라봤다. 제작사 측은 그 배경으로 최근 여진구가 '권법' 촬영 이전에 영화 '내 심장을 쏴라'를 작업하기로 했다는 사실을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여진구 소속사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의 입장은 분명하다. 우선 계약 상 '내 심장을 쏴라'의 촬영은 7월15일에 완료되고, '권법'은 8월 이후 크랭크인한다는 사실. 스케줄 상 문제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에 따르면 '내 심장을 쏴라' 출연이 '권법' 출연 계약 내용에 위배되는 일도 아니다. 제작사와 투자배급사의 입장에서 두 영화의 촬영 텀이 짧다는 점이 못마땅했을 수 있다. 조율이 어려웠다면 여진구에게 먼저 하차를 제안하고 이후 다른 배우 캐스팅을 검토하는 것이 맞다. 아무리 10년을 기다린 '권법'이라지만 상도덕이 그렇다.

나이너스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조이뉴스24에 "출연을 확정한 계약서는 쥐고 있고 뒤에서 다른 배우를 알아보는 것이 맞는 일이냐"며 "정치판에 16세 미성년자 배우를 끼워 넣는 것이 어른들이 보일 모습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계약서의 의미조차 사라진다"며 "좋지 않은 선례가 될 듯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CJ E&M 영화사업부문은 '권법'의 주인공 권법 역에 여진구를 캐스팅했다고 알리며 "여러 작품에서 선보인 감정 연기와 액션 연기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봤다. 감정연기와 액션을 동시에 소화할 가장 적절한 캐스팅으로 판단했다"고 알린 바 있다.

'무한한 가능성'을 등에 업은 '가장 적절한 캐스팅'이 대자본의 기회주의적 캐스팅놀음에 어그러졌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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