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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재]리피 감독님, 칭바오츠지엔캉!


2년 연속 공식 기자회견 불참한 리피 감독의 건강을 걱정하다

[최용재기자] 마르첼로 리피 감독님. 감독님을 위해 난생 처음 중국어 공부를 조금 했습니다.

감독님께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 그랬습니다. 감독님의 조국인 이탈리아어로 말씀을 드리고 싶었지만, 너무 어려워 포기했습니다. 죄송할 따름입니다. 대신 감독님께서 몇 년 동안 중국에서 생활하셨기에 중국어로 말씀 드리려 합니다. 기본적인 중국 인사말 정도는 감독님께서 알아들으실 수 있다고 생각해 중국어로 하겠습니다.

'칭바오츠지엔캉(請保持健康)!' 감독님께 이 한 마디를 드리기 위해 중국어를 검색해보고 여기저기 자문을 구한 저의 노력을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감독님께 꼭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한국말로는 '건강하세요!'라는 말입니다. 건강을 챙기시라는 진심이 담겨 있는 말입니다. 감독님의 건강 악화와 피로 누적으로 인해 전 세계 축구팬들의 근심이 큽니다. 특히 아시아 팬들, 그 중 K리그 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K리그 팬들은 감독님 건강 걱정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머리에 열이 날 정도로 근심이 큽니다.

지난해 3월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으로 인해 광저우를 이끌고 전북 원정을 오셨을 당시, 감독님께서는 많이 아프셨습니다. 그래서 경기 하루 전 열리는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하셨지요. 당시 전북과 전북팬, 나아가 K리그의 모든 팬들이 감독님의 건강 상태에 신경이 곤두서 있었습니다.

얼마나 아프시기에 기자회견까지 불참하셨을까. 감독님 걱정 때문에 피가 거꾸로 쏠리는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감독님께서는 30년 만에 크게 아팠다고 경기 후 말씀을 하셨습니다.

전북과의 묘한 인연은 끝나지 않고 이어졌습니다. 약 1년이 지났지요. 올해도 전북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위해 감독님께서는 다시 광저우를 이끌고 원정을 오는 수고를 하셨습니다. 광저우에서 전주까지 오시느라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요. 결국 감독님께서는 또 탈이 나셨습니다.

경기 하루 전인 1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다시 불참하셨습니다. 이번에도 건강상의 문제였습니다. 비행기가 연착됐고, 인천공항에서 전주까지 장거리 이동을 하시느라 많이 피곤하셨을 겁니다. 그래서 피곤함에 지쳐 기자회견장까지 오지 못하셨습니다. 30년 만에 아프신 후 1년 만에 다시 몸이 안좋아지신 겁니다.

감독님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년 연속 기자회견 불참이니 더욱 걱정됩니다. 편찮으신 주기가 짧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전북과, 전북 팬들, 나아가 K리그의 많은 팬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2년 연속이기에 2배 더 걱정하고 있습니다. 감독님 걱정으로 인해 속은 2배로 더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감독님 건강을 걱정하느라 그랬는지, 광저우의 코치, 대표 선수 모두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감독님이 아프신데 선수단의 누가 쉽게 발걸음을 뗄 수 있겠습니까. 감독님 곁을 지켜야 하고, 감독님 건강을 챙기는데 심혈을 기울여야겠지요. 2년 연속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은 광저우를 위한 기자회견장은 감독님 건강만큼이나 어두웠습니다.

66세. 고령이십니다. 넓은 대륙 중국의 각지를 돌아다니셔야 되고, 게다가 ACL 원정도 다니셔야 하니 얼마나 고단하시겠습니까. 유독 한국에만 오시면 더욱 아프시기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한국에서 내세울 만한 보양식이라도 챙겨드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진심으로 걱정돼 말씀 드립니다. 건강을 위해서 가끔씩은 쉬시는 것이 어떠실런지요.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원정길이 힘드시다면 호주, 중동 원정은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중국도 좀 넓습니까. 수많은 원정경기를 다니실 생각을 하면 걱정이 앞섭니다. 감독님의 체력 안배를 위해 모든 원정 경기를 다니실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감독님 건강이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감독도 체력이 뒷받침돼야 할 수 있습니다. 공식 기자회견과 같은 '일상적인 일'을 하지 못할 정도의 체력이라면 현장에서 물러나 후임에게 물려주는 것이 맞지요. 하지만 감독님은 월드컵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일궈낸 위대한 감독님이십니다. 세계 축구사에 위대한 역사를 만든 감독님이십니다. 그래서 광저우와 3년 계약 연장을 하셨고요. 2017년까지 광저우 감독을 하셔야 합니다.

감독은 계속 하셔야 하는데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가끔씩 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광저우처럼 좋은 선수가 많고 훈련이 잘 된 팀은 한 경기 감독님이 안 계신다고 해도 잘 해낼 것입니다. 지난 시즌 아시아 챔피언 광저우의 위용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지요.

굳이 힘든 몸 이끌고 원정을 오셔서, 상대 팀, 팬들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보다 나은 듯합니다. 상대는 감독님 걱정에 혈압이 상승하고 심리적 불안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감독님 건강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혼란을 겪고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피곤하고 건강이 좋지 않으시면 쉬십시오. 세계 축구 역사에 새로운 획을 많이 그으셨으니, 이번에도 새로운 전례를 만들면 됩니다. 감독님이면 하실 수 있습니다. 감독님이 지나간 길이 곧 역사니까요. 다른 그 어떤 감독도 따라올 수 없는 위대한 길을 만드십시오.

감독님께서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아직 못 쓴 역사가 많습니다. 내년 광저우가 다시 전북과 만나거나, 혹은 K리그 다른 클럽과 만난다면 한국 원정 기자회견 3년 연속 불참이라는 새 역사가 탄생할 지도 모릅니다. 2년 연속도 한국에서는 처음일 겁니다. 그런데 벌써 3년 연속 그런 일이 생길까 걱정됩니다.

리피 감독님 부디 건강하십시오. 그래서 더 오랫동안 중국 클럽 축구를 이끌어 주십시오. 돈으로 우승 트로피를 살 수 있다는 중국 클럽 축구의 정체성을 계속 보여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리피 감독님, 칭바오츠지엔캉.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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