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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이런 아이였어?'…'아빠어디가2', 느리지만 반갑다


후의 리더십과 찬형의 긍정 '볼수록 매력'

[이미영기자] 일요 저녁 예능프로그램의 치열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절대 강자가 사라졌다. MBC '일밤'의 화려한 부활을 이끌었던 '아빠어디가'가 주춤하는 사이에 경쟁 예능프로그램이 치고 올라왔다.

분명 '아빠어디가'에 대한 반응은 예전만 못하다. 한때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잘 나가던 시절의 '아빠어디가'는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됐다. 출연자들은 광고모델 1순위가 됐으며, 출연 어린이 뿐만 아니라 형, 동생, 친구들조차 방송 후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잠깐 등장한 요리가 라면 시장의 매출액에도 영향을 끼쳤을 정도니, 그 인기가 대단하긴 했다.

그에 비하면 '아빠어디가2'는 시청률도, 화제성도 미지근한 건 분명하다.

지난 9일 방송된 '일밤-아빠어디가2'는 10.1%를 기록했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0.9%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동시간대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 시즌3'은 10.5%를 보였다. 후발주자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뒤지고 있다는 것은 '원조'의 자존심에 타격을 입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아빠어디가2'가 크게 부진한 것은 아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불과 1% 안팎의 차이. 언제든 역전이 가능한 수치다. '아빠어디가1'의 성공과 2기 가족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 비교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부진해 보이는 것처럼 느껴질 뿐이다.

'아빠어디가'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인위적으로 캐릭터를 조작하거나, 자극적인 양념을 칠 수도 없다. 새로운 얼굴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도 한다. '아빠어디가' 시즌1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준수도 출연자들과 친해지고, 카메라에 익숙해지고 나서야 무한 매력을 발산하지 않았는가.

'아빠어디가2'는 조금 느리지만, 아이들의 매력을 카메라에 담아내고 있다. 캐릭터도 서서히 윤곽이 잡히고 있다.

류진 아들 찬형이는 해맑은 미소와 긍정적인 미소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9일 방송에서는 갯벌 썰매 이어달리기에서 류진이 자신을 내동댕이 쳤어도, 갯벌에 굴러 진흙팩을 하게 됐어도 활짝 웃어 웃음을 자아냈다. 찬형이가 아빠들의 저녁 요리를 기다리며 배고품을 이기려 갑자기 막춤을 추기 시작하자 모든 아이들이 따라 춤을 추는 광경은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앞서 찬형은 메주 있는 집을 골랐어도 "냄새가 좋다"고 한다거나 아궁이 이용에도 마냥 신기해했다. 아이답지 않은 '무한 긍정'의 매력에 시청자들도 조금씩 반해가고 있는 중이다.

아빠의 커피 심부름에 전문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를 구입해 시청자들에 큰 웃음을 줬던 6살 민율의 엉뚱한 행동도 계속되고 있다. 자기보다 한 살 어린 규원을 챙길 때는 대견하다. 씩씩하고 터프한 여장부의 모습을 보이다가도 살살 녹는 애교를 부리는 성빈도 사랑스럽다. 넘어진 친구에게 자신의 핫팩을 양보하고, "아빠가 축구선수일 때가 가장 멋지다"는 말로 안정환을 울컥하게 만든 리환도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한다.

더디지만 김진표의 딸, 막내 규원의 변화도 시작됐다.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것도 부끄러워하고, 아빠 품으로 쏙 파고드는 규원이었다. 왁자지껄 금세 친해진 아이들과 달리 수줍음도 많고 낯도 가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됐다. 그러나 여행이 거듭될 수록 아이들과 친해지고 있고, 조금씩 말도 꺼내고 있다. 이러다 언제쯤 또 말괄량이 숙녀의 본색을 드러낼 지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 시즌2의 즐거움은 성장한 윤후를 바라보는 것. 넘어진 찬형에게 달려가 얼굴을 쓰다듬어 주기도 하고, '먹방'으로 유명할 만큼 식탐이 있지만 동생들 앞에서는 기꺼이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는 '맏형의 리더십'으로 시청자들을 훈훈하게 만들고 있는 것. 그러다가도 '야광 귀신' 이야기에 눈물을 터트리고 아빠의 '흰눈썹' 장난에 깜빡 속는 순수한 윤후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빠어디가2'는 여전히 시청자들을 미소 짓게 하는 따뜻함이 있다. 달라지고 있는 아빠들과 아이들의 관계, 또 아이들과 아이들의 관계를 발견하는 즐거움과 재미가 있다. 그리고 보여줄 것이 더 남아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아빠어디가2'의 제작진이 너무 성급하지 않았으면, 시즌1과 비슷한 포맷으로 억지로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끄집어내려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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