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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전문가의 이유 있는 자신감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가끔 좋은 공연을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지인에게 소개하고 함께 보러 가길 권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제일 먼저 출연배우가 누구인지 묻는다. 작품의 장르나 주제·내용 등을 얘기하기도 전에 귀에 익은 이름이 아니면 거절하는 경우가 잦다. 이것이 제작사들이 스타마케팅을 놓지 못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공연계는 실력 있는 신인배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들이 두드러졌다.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신예들을 대거 무대에 세운 뮤지컬 ‘그리스’·연극 ‘어나더 컨트리’와 남다른 안목으로 캐스팅한 배우를 데뷔시킨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대표적이다.

세 작품 모두 공연을 한두 번 본 관객들의 입소문으로 새로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으며 작품과 배우의 매력을 확인한 이들이 보고 또 보면서 객석을 채웠다. 특히 ‘어나더 컨트리’의 문유강과 ‘스웨그에이지’의 양희준은 기복 없이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표현해내 데뷔작에서부터 실력과 스타성을 인정받았다.

‘그리스’를 제작한 신춘수 프로듀서는 “뮤지컬에서 스타시스템에서 벗어나 스타메이킹을 한다는 건 어렵지만 관객들한테 공감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차세대 배우의 발굴이 우선적으로 중요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어나더 컨트리’의 김태한 연출은 신인배우들에 대해 “무대 경험조차 없는 배우도 있어서 상당히 불안하고 긴장되는 부분”이라며 “어쩌면 많이 부족할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에너지로 표현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기 때문에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스웨그에이지’의 프로듀서인 송혜선 PL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뮤지컬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배우가 연기를 할 때 맞는 옷을 입어야 된다고 생각해 캐스팅에 신중을 기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배우를 발굴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예비스타를 찾아내도 무대에 세우기 위해선 그에 적합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 아무리 실력 있는 신인이라도 경험이 적으니 가르치고 또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레슨에 투자하는 비용도 꽤 크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그 과정에서 인성과 사회성, 일을 대하는 태도까지 테스트했다고 고백했다.

지나치게 스타마케팅에 치우친 국내 공연계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스타메이킹을 시도하는 제작사들의 움직임이 공연을 사랑하는 한명의 관객으로서 감사하다. 다만 한 가지, 신예 배우를 주연으로 무대에 세울 땐 기존보다 프리뷰 공연 기간을 좀 더 늘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에게 검증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그 자신감이 관객의 마음을 함께 움직일 것이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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