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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컬처] 자본주의 한복판서 ‘선과 악’ 묻다…뮤지컬 ‘블루레인’


[아이뉴스24 박은희 기자] “자본주의 안에서 자유의지를 향한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뮤지컬 ‘블루레인’의 극작과 연출을 맡은 추정화 연출은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주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추 연출은 “돈과 법을 또 다른 성경처럼 짊어지고 살아가는 두 부자가 범죄를 통해서 만났을 때 어떠한 선택을 하는 것이냐에 따라서 다른 지점에 놓이게 된다는 이야기를 그린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본주의 한복판에 있게 하고 싶어서 작품의 배경을 1997년 미국으로 설정했다”며 “유타라는 약간 동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선과 악의 얘기를 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블루레인’은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1997년 자본주의 중심 미국의 한 가정에 대입시켜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이다.

지난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에서 창작뮤지컬상을 받고 1년간 개발과정을 거쳐 올해 공식초청작으로 선보인 뒤 지난 9일 본공연을 올렸다.

제목에 대해 추 연출은 “처음엔 ‘브라더스’였는데 ‘브라더스 까라마조프’가 먼저 뮤지컬로 올려져서 그 제목을 쓸 수가 없었다”며 “‘우리가 죄를 짓고 살아감에 있어서 어떤 식의 선택을 할 것인가’의 문제를 포괄적으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블루레인’을 끄집어내봤다”고 설명했다.

또 “처음부터 ‘블루레인’을 상상하면서 썼다기보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을 가지고 상황에 맞게 뮤지컬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찾다보니 결국에는 ‘블루레인’으로 온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개발과정을 묻는 질문에 그는 “딤프에서 처음 만들 때 가진 게 하나도 없이 시작해야 했다. 이야기는 방대하고 대저택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세트를 꾸밀 돈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꾸려야할지 막막하기만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창작진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안무감독에게는 의자를 십분 활용해 멋진 브리지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며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진 안무를 내놓으셨고 그걸 가지고 딤프에 나가게 됐다”고 말했다.

추 연출은 “이 상상을 실현시키는 데 있어서는 너무나 멋진 곡이 선행돼졌고 본공연에 오면서 많은 기술감독들이 더 들어와 세련된 무대를 구현하기 위해 회의를 많이 했다”며 “최수명 프로듀서가 처음부터 설치미술을 하고 싶다고 하셨고 회의 끝에 나온 게 라이트박스와 키네틱”이라며 설명했다.

그는 “사실은 아무 것도 필요 없는데 어항 하나만 만들어달라고 했다”며 “우리가 계속해서 어항을 내려다보고 어항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데 결국 이 무대도 어항”이라고 밝혔다.

또 “‘인간이 어항을 내려다보듯이 신도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는 게 아닐까’ 결국 우리 무대는 하나의 어항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모든 기술진들이 달라붙어서 어항을 만들기 시작했다”며 “ 파란색 물속을 블루레인이라고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진 안무감독은“처음에 의자 6개로 표현해보자고 연출님께서 제안을 하셨을 때 난감했는데 계속 작품을 공부하면서 신나더라”며 “나도 춤이 아닌 다른 표현들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어려웠지만 재밌었던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의자를 가지고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을 했을 때 의자는 어항 안에서 헤엄치고 있는 배우 캐릭터 자신들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며 “의자가 매번 장면에서 다른 형태의 위치로 놓이게 된다. 마주보고 얽히게 되고 넘어지기도 하지만 그 의자에 앉아서 진실과 내면에 부딪치는 상황, 또는 의자를 회피하고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감정들을 의자를 통해서 표현해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허수현 음악감독은 “방대한 드라마기 때문에 음악은 너무 어렵지 않게 선율적으로 가려고 했다”며 “이 극을 음악 안 잘 버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배우들이 처음 등장할 때 나오는 라임과 루크의 ‘괴물의 토굴’에서 나오는 울리는 라임 등 돌고 도는 라임을 포인트로 하고 리프라이즈시켜서 드라마의 상황을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활용했다”고 말했다.

테오와 루크의 친부이자 오로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온 ‘존 루키페르’는 김주호와 박송권이 연기한다. 불우한 어린시절 속에서도 가수의 꿈을 키워온 테오의 여자친구이자 아름다운 무명가수 ‘헤이든’ 역으로는 김려원과 최미소가 캐스팅됐다. 한지연과 한유란은 루키페르 저택의 가정부 ‘엠마’로, 조환지와 임강성은 하인 ‘사일러스’로 분한다.

뮤지컬 ‘블루레인’은 다음달 1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박은희 기자 ehpar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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