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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SK하이닉스 "ERP 업그레이드, 디지털 혁신 출발점"


송창록 DT담당 "클라우드 아키텍처 구현…업무 처리속도 60배 빨라져"

[아이뉴스24 김국배 기자] 반도체 산업은 퍼블릭 클라우드에 보수적인 동네다. 국가기밀과 관련될 수 있는 생산 데이터가 밖으로 나가는 데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데이터 분석 등을 위한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이 커지며 경영 등 일부 분야에서는 클라우드 활용 준비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SK하이닉스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방향성을 잡고 있다.

송창록 SK하이닉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담당은 지난 8일 경기도 이천에서 기자와 만나 "우리는 (데이터 저장 위치 등으로) 퍼블릭 클라우드로 바로 가기는 아직 어렵다"면서도 "내부에 클라우드 형태의 아키텍처를 미리 만들고자 하는 게 우리의 과제"라고 말했다.

산업 특성상 곧바로 클라우드로 갈 순 없더라도 '때'가 되면 전환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것도 그 연장선이다. SK하이닉스는 SAP의 차세대 ERP 소프트웨어인 'SAP S/4HANA'를 도입했다. S/4HANA는 인메모리 데이터베이스(DB) 기반의 최신 SAP ERP로 클라우드 환경을 지원한다.

송창록 SK하이닉스 전무 [사진=SK하이닉스]
송창록 SK하이닉스 전무 [사진=SK하이닉스]

그는 "S/4HANA로 전환한 이유 중 하나도 기회가 되면 클라우드 버전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되면) 기업을 인수하거나 해외 법인을 만드는 경우 클라우드 ERP로 바꿔 이천 본사 내부에 구축돼 있는 ERP시스템과 바로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미 해외 법인 자회사 한 곳은 클라우드 기반 S/4HANA를 사용중이다.

특히 향후 공장 증설 등 사이트가 늘어날 때마다 지금처럼 데이터센터를 짓는 건 맞지 않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SK하이닉스는 현재 중앙 집중화된 데이터센터가 없는 구조다.

송 담당은 "지금보다 규모가 더 커지면 클라우드, 엣지 방식으로 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공장 오퍼레이션은 엣지, 중앙 데이터 등 허브 방식으로 운영될 것은 메인 클라우드에 올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ERP 업그레이드는 그런 '빅픽처'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가 이같은 이유로 ERP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을까. 다름아닌 '다운타임(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만약 시스템이 예상보다 길게 멈추기라도 한다면 D램 가격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 다운타임이었다"며 "가장 빠른 부품 파트 교체 주기가 6시간이어서 이 시간 내에는 무조건 살아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SAP 독일 개발팀이 직접 다운타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미니마이즈 다운타임 서비스' 등을 지원하며 도왔다. 시뮬레이션도 여러 차례 거쳤다.

결과적으로는 업무처리 속도가 크게 향상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SK하이닉스는 마스터 데이터(기준정보)를 'SAP MDG'로 구축하고 있기도 하다.

송 담당은 "S/4HANA로 쿼리 처리 속도가 60배 빨라졌다"며 "60시간 걸리던 일이 한 시간으로 줄면서 의사결정 시간도 짧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4HANA는 디지털 혁신의 시작점"이라며 "이를 통해 전 직원이 '시티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김국배 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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