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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선택·집중' 전략으로 이마트 위기 타파


부츠 등 전문점 구조조정 착수…"축적된 역량 바탕으로 기회 잡아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쳐 첫 분기 영업적자 위기에 빠진 이마트 구하기에 본격 나선다. 이를 위해 정 부회장은 그 동안 주력해 왔던 전문점 사업 중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곳의 사업 규모는 줄이는 대신, 기존 대형마트 점포 리뉴얼을 통해 고객들을 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실적이 악화되자 효율이 떨어지는 전문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 부츠, 몰리스, PK마켓, 피케이 피코크, 와인앤모어, 베이비서클, 토이킹덤 등 다양한 전문점 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올 1분기에만 전문점 사업에서 22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마트는 그동안 테스트 차원에서 여러 전문점 사업을 펼쳤지만, 캐시카우인 대형마트 실적이 악화되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부츠 매장 전경 [사진=이마트]
부츠 매장 전경 [사진=이마트]

가장 먼저 구조조정 타겟이 된 '부츠'는 이달부터 33개 점포 중 18개 점포가 문을 닫는다. 홍대점, 신논현점 등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A급 상권에 위치한 대형 점포들이 정리 대상에 속했다.

이마트가 이처럼 나선 것은 '부츠'의 부진 영향이 컸다. 정 부회장은 2017년 영국 월그린 부츠 얼라이언스와 손잡고 야심차게 '부츠'로 H&B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올리브영과 랄라블라, 롭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임대료가 비싼 상권을 중심으로 대형 점포를 운영했던 탓에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에 이마트는 '부츠' 로드숍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계열사 유통 채널을 활용해 올 하반기에 이마트 내 '부츠' 상품을 입점시키거나 신세계TV쇼핑·신세계면세점 등을 통해 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부츠 점포들이 임대료 부담이 큰 곳 중심으로 위치해 있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며 "이번 일로 수익성이 개선되면 '일렉트로마트' 등 실적이 좋은 전문점을 키우는 데 재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이현석 기자]
이마트 본사 전경 [사진=이현석 기자]

앞서 이마트는 경영 효율화 일환으로 자산 매각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이마트는 2017년 투자 부동산으로 보유하던 700억 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처분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코스트코 코리아 지분 3.3%와 코스트코 양평·대구·대전점 등도 함께 처분했다. 지난해 9월까지도 850억 원의 투자 부동산을 처분해 당시 기준으로 이마트의 투자 부동산은 2년 전보다 97% 급감한 43억4천300만 원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투자 부동산을 소유하며 얻은 수익은 2천만 원대에 불과했다.

이처럼 이마트가 정리에 나선 것은 최근 몇 년새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경기 불황과 온라인의 강세 등으로 대형마트 업계가 전반적인 부진에 빠지면서, 업계는 이마트가 올 2분기에 사상 첫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1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1%나 감소해 위기설이 돌았다. 이마트는 2분기 연속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33.9%나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0.9%, 영업이익은 19.0% 하락한 바 있다.

업계는 이마트의 부진을 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브랜드를 비롯한 전문점을 공격적으로 출점시킨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했다. 또 온라인에 고객을 뺏기면서 이를 만회하기 위한 판촉행사로 객단가까지 떨어진 것도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이마트는 올 초 온라인 쇼핑몰을 저격해 새로운 가격 정책인 '국민가격' 프로젝트를 진행했지만, 기대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더불어 SSG닷컴을 분사시켜 온라인 사업 강화에도 나섰지만,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지 않다는 점도 이마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핵심 사업부인 오프라인 점포의 성장률도 급격히 줄어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증권가에서도 이마트의 상반기 실적을 두고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마트의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나 줄어들었을 것으로 관측했고, 하이투자증권은 65.3%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문점 영업손실 규모가 구조조정 영향으로 확대되면서 감익폭을 증가시켰을 것으로 보인다"며 "고정비 부담이 가중되는 환경에서 SSG닷컴의 마케팅비용과 종합부동산세 증가까지 예상되는 상황인 만큼 실적은 올해 최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관측했다.

이로 인해 이마트의 주가도 계속해서 급락하고 있다. 이날 현재 오후 5시 6분 기준으로 이마트는 전일 대비 0.77% 내린 12만9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올해 1월 16일 19만8천 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3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2011년 상장 이래 최저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마트의 주가가 계속 떨어져 정 부회장이 지난 4월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도 진행했지만 주가 하락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며 "이마트의 실적과 불확실성은 올 상반기가 가장 정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쳐]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정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 전략 회의에서 임직원들을 향해 위기에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이마트가 최근 전자상거래의 강세에 밀려 고객 이탈 속도가 빨라져 전 부문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자, 올 하반기에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신사업에 집중해달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은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오고, 기회는 생각보다 늦게 온다"며 "위기라는 현 상황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를 표현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역량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라며 "기회가 왔을 때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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