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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채널에 300억 베팅?"…홈쇼핑 채널번호 경쟁 왜?
성장세 둔화돼도 수수료↑…"송출수수료 체계 바꿔야"
2019년 06월 12일 오후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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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홈쇼핑 업체들이 끝없이 오르는 송출수수료에 눈물짓고 있다. 송출수수료가 영업이익의 2배를 넘는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에도, '황금 채널'이 매출에 끼치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어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갑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1위 유료방송 사업자 KT는 올레TV 채널 개편을 단행했다. 4번에서 밀려나 30번을 쓰던 롯데홈쇼핑이 4번으로 복귀했으며, 20번을 쓰던 KT의 자회사 K쇼핑도 2번으로 옮겨 황금 채널에 진입했다. 반면, 이전까지 2번과 4번을 쓰던 신세계쇼핑과 SK스토아는 각각 17번과 20번을 배정받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표=이현석기자]


홈쇼핑 업계에서는 4번, 6번, 8번, 10번, 12번 등의 채널이 '황금 채널' 대접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상파 방송과 인접한 번호로, 소비자가 채널을 무심코 돌리다가 쉽게 진입할 수 있어 매출 증진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올레TV 개편에는 시청률이 높은 tvN이 3번에 배정돼 K쇼핑이 배정받은 2번과 함께 '황금 채널'에 진입했다.

실제로 채널번호와 매출의 상관관계는 크다. 지난해 4번에서 30번 채널로 밀려났던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매출 9천87억 원, 영업이익 99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9천247억 원, 영업이익 1천125억 원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황금 채널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지난해 후순위 채널을 배정받아 모바일방송 등 기존에 하지 못했던 사업을 강화해 매출 감소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은 이번에 '황금 채널'을 되찾기 위해 300억 원 이상의 송출수수료를 제시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지난해 CJ오쇼핑을 밀어내고 올레TV 4번을 차지했던 SK스토아가 300억 원 가량의 송출수수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SK스토아는 4번 채널을 차지한 덕을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SK스토아는 T커머스 시장 후발주자로 업계에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으나, 4번 채널을 차지한 이후 올해 1분기 매출 399억 원을 기록하며 T커머스 업계 1위에 등극했다. 또 2번에 위치한 신세계쇼핑도 지난해 매출 1천296억 원을 기록하며 2017년 대비 63% 성장했다.

다만 SK스토아는 늘어난 매출액에 비해 수수료 부담이 크고, 충분한 홍보 효과를 얻었다는 판단 하에 이번에는 4번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 업계는 이번 채널 개편이 송출수수료 연속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업체가 유료방송 사업자에 방송 송출 대가로 지불하는 비용으로, 지상파 채널에 가까워 소비자의 접근성이 높은 번호일수록 금액이 높게 책정돼 있다.

통상 홈쇼핑 업계의 송출수수료 협상은 KT가 가장 먼저 진행하며, 가입자 수와 무관하게 KT에서 형성된 가격대를 기준으로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업체들과의 계약이 이어진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첫 채널 재배정부터 '300억 베팅설'이 나온 만큼, 향후 이어지는 송출수수료 재계약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와 홈쇼핑 채널들의 송출수수료 협상은 이번 달부터 시작해 올해 3분기 안에 끝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LG유플러스도 사업자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SK가 협상을 끝내는 것에 따라 수수료를 결정할 것으로 보여 종료시점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업계는 과도한 송출수수료가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사진=주요 홈쇼핑사 로고]


홈쇼핑 업체들이 '황금 채널' 확보전에 사활을 걸면서 송출수수료는 해마다 폭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홈쇼핑 7개사는 송출수수료로 1조6천350억 원을 지출했다. 이는 2012년 대비 87.8%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송출수수료의 증가세와 달리 홈쇼핑 업계의 매출 성장률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회사가 부담하는 비용은 커지고 있다.

현재 T커머스를 제외한 TV홈쇼핑 업계의 총 매출액은 5조 원 대로 알려져 있다. 이는 4조 원을 기록했던 2012년 대비 25% 성장한 것으로, 같은 기간 송출수수료 증가율 대비 30%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또 IPTV 송출수수료의 효율이 예년 대비 하락하고 있음에도, 가입자 증가를 무기로 송출수수료를 매년 과도하게 올리고 있는 것도 업계의 부담을 한층 더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IPTV사가 전체 송출수수료 30% 수준을 차지하고 있을 때 취급고는 40% 정도로 고효율을 보여 불만이 없었다"라며 "지금은 전체 송출수수료의 50% 가량을 차지하지만 IPTV의 취급고는 50%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IPTV 업체는 수수료를 계속 올리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가입자 수를 이유로 송출수수료 인상을 이어가지만, KT 대비 75%, 55% 수준의 가입자를 보유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KT 수준의 송출수수료를 요구하는 만큼 설득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가 영업이익 하락을 가져옴은 물론, 결국 협력사 수수료와 소비자가격 인상을 가져와 시장 자체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며 송출수수료 현실화를 촉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도한 송출수수료 인상은 결국 협력사 수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최종 부담은 결국 소비자가 지게 된다"며 "지금처럼 '황금 채널 마케팅'을 통한 무분별한 송출수수료 인상은 결국 홈쇼핑 시장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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