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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커지는 승차공유 시장, 한국은 어디에?


승차공유는 세계적인 추세…한국 직장인 10명 중 9명 찬성

[아이뉴스24 송오미 기자] 최근 휴가차 미국 워싱턴과 뉴욕, 보스턴을 방문했다. 첫 도착지인 로널드 레이건 워싱턴 내셔널 공항(DCA)에서 숙소로 이동하는 길에 승차공유 서비스인 리프트(LYFT)를 이용했다. 리프트는 우버(UBER)의 후발 주자로 나섰지만, 현재 미국에서 우버와 함께 승차공유 서비스의 양대 산맥을 이루고 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약 9km의 거리였고, 요금은 약 10달러가 나왔다. 택시를 이용했다면, 팁을 포함해 약 17~20달러가 나왔을 것이다. 리프트를 이용해 약 30~50%의 요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이점 때문인지, 공항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리프트나 우버를 이용하고 있었다. 앱으로 현재 위치를 설정하면 그곳으로 차가 오는 편리함과 택시에 비해 저렴한 요금 덕분에 미국에 머무는 동안 우버와 리프트를 종종 이용했다.

지난 4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4개 택시 노사 단체로 이뤄진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모빌리티 사옥 앞에 모여 IT(정보기술) 대기업 카카오가 준비하고 있는 '카풀(Car Pool) 서비스' 규탄 결의 대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오는 11일에도 규탄대회를 개최하기로 했고, 18일에는 전국 택시 종사자 3만 명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지난 2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업체 럭시 지분을 100% 인수해 본격적으로 카풀 시장에 진출하려 하자 택시 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현행법에는 출퇴근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카풀을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비대위는 출퇴근 시간대에 돈을 받고 카풀을 할 수 있도록 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제1항 제1호 조항까지 삭제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법적으로 카풀을 완전히 불가능하게끔 하자는 것이다.

우버도 2013년 한국에서 '우버엑스'라는 승차공유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현행법 충돌과 택시 업계의 격렬한 반발로 2년 만에 철수했다.

승차공유 서비스는 세계적인 추세다. 현재 우버는 전세계 65개국 600여 개 도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던 리프트는 작년 12월 캐나다 토론토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첫 해외 진출을 시작했고,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계획도 밝힌 상태다. 또, 도요타와 폭스바겐, GM, 구글,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기업들이 승차공유 서비스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달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56%가 "카풀을 24시간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했고, 34%는 "출퇴근 시간 등 한정적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10명 중 9명이 카풀 서비스에 찬성한 것이다.

대통령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도 지난달 6일 "특정 시간·지역에서 택시 공급이 충분치 않아서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을 다양한 모빌리티 수단을 활용하는 방안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의 협업도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가 택시 기본요금을 3천 원에서 최대 4천 원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심야 할증 적용도 자정에서 밤 11시로 한 시간 빨라질 전망이다. 여전히 승차 거부 등 택시 서비스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 이야기가 나오니 반가울 리 없다.

기존 택시 요금보다 저렴하게 이동 서비스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시장 진출에 대해 택시 업계의 반발은 이해한다. 그러나 승차 거부가 이뤄지면 이용자가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하거나, 본인이 원하는 요금 대를 선택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 또한 중요하다.

송오미기자 ironman1@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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