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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더비'가 된 '동해안더비', 기싸움 화끈


울산-포항 159번째 라이벌전 미디어데이, 양팀에 있는 이근호가 도발 대상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15분 늦었다고 생각하고 1천5백만원 벌금으로 냅시다."

최순호(56) 포항 스틸러스 감독의 진담 같은 농담에 김도훈(48) 울산 현대 감독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예정됐던 '동해안 더비' 미디어데이 시작 시각보다 30분이나 늦은 것에 대한 농담이었지만, 15일 예정된 승부에 대한 의지의 표현처럼 들렸다.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울산-포항의 159번째 동해안 더비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두 팀이 서울까지 올라와서 동해안 더비를 홍보하는 것은 러시아월드컵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의 좋은 기운에 A매치에 2연전에 대한 열기를 그대로 받아 동해안 더비로 이어오기 위함이었다.

양팀의 전적은 포항이 울산에 58승 50무 50패로 앞서있다.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고 올해 두 번 맞대결에서 서로 한 번씩 이겼던(모두 2-1 승) 결과도 있다.

최순호 감독은 "미디어데이를 하면서 과거를 돌아봤다. 1984년 첫 경기가 울산전이었다. 1987년까지 몇 경기를 했더라"며 "1990년대 동해안 더비가 활성화되고 치열해졌다"고 회상했다.

듣고 있던 김도훈 감독은 "늦게 와서 죄송하다. 벌금은 따로 승리 수당을 많이 확보해서 최 감독님과 의논하겠다"며 은근히 동해안 더비를 이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뒤 "동해안 더비의 무게감이 크다. 그라운드 위에서 자기 능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두 사령탑의 입심 대결은 이근호를 두고 더 커졌다. 울산에는 산전수전 다 겪은 멀티 공격수 이근호(33)가 있고 포항에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출신 최전방 공격수 이근호(22)가 있다. 최 감독은 울산의 이근호를 두고 '나이 먹은', 김 감독은 '큰'이라는 호칭으로 부르는 등 눈치작전을 펼쳤다.

최 감독이 "(젊은) 이근호를 미디어데이에 데리고 나와서 나이 먹은 (이)근호를 제압해주기를 바랐다. (김)승대가 대표로 나왔지만, 우리에게는 근호가 있다. 젊은 근호가 큰일을 해주리라 본다"며 도발했다.

그러자 김 감독은 "큰 근호가 해줄 것이다. 울산에는 작은 근호와 한솥밥을 먹었던 한승규가 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탈락의 아픔을 훈련을 통해 극복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리라 본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가만히 듣고 있던 원조 이근호는 껄껄 웃으며 "이근호 후배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제가 지금의 이근호 선수 나이일 때는 제가 더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분발해야 따라온다. 이름은 같지만, 모든 것이 다르다는 것을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며 선배의 위엄을 과시했다.

최 감독이 그냥 넘길 수 없을 터, 그는 "우리 근호가 팀 이름에 '현대'만 들어가면 도발한다. 포항도 현대가 들어가는 팀만 만나면 골을 넣는다"며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양팀은 몇 골을 넣고 이길까, 최 감독과 김승대가 모두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이자 김 감독과 이근호는 손가락 세 개를 펼쳤다. 3-2로 울산이 이긴다는 뜻이다. 일단 골 잔치가 예고된 동해안 더비다.

조이뉴스24 이성필 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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