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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벨 문학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내 마음의 낯섦'


이스탄불 배경…착한 소년 메블루트의 삶과 환상

[아이뉴스24 문영수기자]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오르한 파묵의 아홉 번째 장편 소설 '내 마음의 낯섦'이 출간됐다.

"나는 나 자신을 설명할 때 이스탄불을, 이스탄불을 설명할 때 나 자신을 설명한다"고 밝히며 이스탄불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밝힌 바 있던 오르한 파묵은 '내 마음의 낯섦'에서 문화적으로 복잡한 이스탄불의 40년 현대사를 흥미로운 스토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려냈다.

이 소설로 노벨 문학상 이후에 인생의 역작을 저술하는 희귀한 작가가 됐다는 평을 들은 오르한 파묵은 신작에서 이스탄불 거리를 누비며 '보자'라는 터키의 전통 음료를 파는 한 소년 메블루트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보오오오자"를 외치며 빈민가, 역사 깊은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는 메블루트. 현대 이스탄불의 정치와 사회, 문화 그리고 그 속에서 소시민들의 삶이 생생하게, 또 다채롭게 펼쳐지는 작품이다.

1950년대, 돈을 벌기 위해 이스탄불로 수많은 이민자들이 쏟아진다. 그들은 불법으로 변방의 토지를 점거하고 집을 짓는다. 정부 또한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에서 싼값에 일할 노동자들이 필요했기 때문에 이민자들이 숙식을 위해 공터를 공짜로 차지해도 모른 척한다. 중부 아나톨리아의 가난한 마을에 살고 있는 메블루트의 아버지도 그중 하나였다.

1969년, 열두 살이 된 메블루트는 아버지를 따라 이스탄불로 온다. 학교를 다니면서 아버지와 함께 열심히 요구르트를 팔지만 형편은 쉬이 나아지지 않는다.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정직한 메블루트는 희망을 버리지 않을 뿐이다. 터키는 그 사이에도 정치, 종교 갈등 속에서 여러 부침을 겪는다. 그러던 중 메블루트는 사촌형의 결혼식장에서 '라이하'라는 소녀에게 한눈에 사로잡혀 무려 3년간 얼굴도 못 본 채 연애편지를 쓴다.

이 소설은 이스탄불의 변화상과 메블루트라는 보자 장수의 일생을 담아낸 따뜻한 장편 소설이다. 이민자 가족의 내러티브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소설을 통해 이스탄불의 다양한 사람들, 정치적인 재앙과 패배의 산증인들, 그리고 평생 메블루트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어떤 낯섦이 정교하고 방대하게 이어진다.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민음사, 1만6천800원)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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