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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팔'→'비밀의 숲' 유재명 "'명당'은 완성점"(인터뷰)


"내 연기 항상 부끄러워"

[조이뉴스24 유지희 기자] 대학시절 처음 연극을 접한 후, 20여 년간 배우의 길을 걸었던 유재명. 탄탄하게 다진 연기력은 결국 빛을 발했다.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얼굴과 이름을 알리고 '욱씨 남정기' '질투의 화신' '힘쎈여자 도봉순' 등에 출연하며 부지런히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tvN '비밀의 숲'은 배우로서 한단계 도약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서부지검 차장검사 이창준 역을 맡아 전작들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최근 개봉한 영화 '명당'에선 전작 속 캐릭터들과 또 다른 얼굴로 관객을 만난다. 최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삼청당의 한 카페에서 '명당'(감독 박희곤, 제작 ㈜주피터필름) 개봉을 앞두고 있던 유재명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출연하는 작품들의 흥행부터 오는 10월21일 띠동갑 여자친구와의 결혼까지, 겹경사를 맞은 유재명은 "감사하다. 어떨떨하기도 하다. 너무 좋은 일이 많아서 스케줄을 뛰다가 멍을 때린다"라고 수줍게 웃었다.

단역이었던 유재명이 배우로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작품은 '응답하라 1988'. 유재명은 먼저 신원호 PD에게 감사함을 드러냈다.

"저를 아직도 '동룡이 아버지'로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신원호 PD는 저를 배우로서 알아봐주고 처음 크게 써준 분이에요. 그 덕분에 '비밀의 숲'에선 또 다른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었죠. '응답하라 1988'이 시작, '비밀의 숲'이 중간이라면 추석 시즌 큰 스크린에 걸리는 '명당'이 제겐 완성점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유재명은 '비밀의 숲'에서 연기 호평과 '섹시하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는"살다 보니까 그런 말을 들어본다"라고 쑥스러워하며 "한때 젊었을 땐 섹시한 적이 있었다. 저라고 항상 이렇게 푸짐한 인상을 가지진 않았다. 다리가 길고 키가 큰 편이라서 어떤 연극 작품을 할 때 들었지만 나이를 먹고"라고 유머러스하게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비밀의 숲'은 외적인 것보다 작품 속 그 인물이 품고 있는, 이중적인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중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드라마가 만들어낼 수 있는 중년 남자의 (아이러니), 그걸 찝어 표현해준 인물이었죠 운이 좋았고 얻어 걸렸어요. 제게도 이창준은 '인생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유재명은 인터뷰 내내 '명당'에 애정을 드러냈다. '명당'은 땅의 기운을 점쳐 인간의 운명을 바꿀 수 있는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 분)과 왕이 될 수 있는 천하명당을 차지하려는 이들의 대립과 욕망을 그린 작품.

그는 "정말 좋았다. 조화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영화의 테마, 연기, 음악, 미술, 빠른 편집, 간간이 느껴지는 배우들의 눈빛 모두 다 좋았다"라고 '명당'을 감상한 소감을 먼저 전했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참 조화로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한 셰프가 어떤 맛을 '재밌다'라고 표현했는데 이 작품도 제겐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영화가 가지고 있는, 시작부터 끝까지 펼쳐지는 서사 속 역할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재미와 템포를 다 가지고 싶었죠. 영화의 조화로운 분위기와 캐릭터 연기를 모두 그렇게 그리고 싶었어요."

유재명은 '명당'에서 타고난 장사꾼 구용식 역을 연기한다. 구용식은 지관 박재상과 함께 풍수를 보는 일로 돈을 벌고 그를 살뜰히 챙기고 정이 많은 인물. 최근 필모그래피 기준, 낯선 캐릭터에 유재명은 "연극할 때도 비슷한 인물을 많이 했다. '명당'에서 오랜만에 그런 캐릭터를 연기해 맞는 옷, 편한 옷, 자유로운 옷을 입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출연 전엔 부담감도 컸다고 고백했다. "영화 '하루' 이후로 '명당'의 구용식은 제게 큰 역할이었다"며 그래서 "캐스팅 섭외를 받았을 때 놀랐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이렇게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 생기더라."

"처음 미팅할 때 감독님이 제게 신뢰를 주셨어요. 감독님은 '이 캐릭터는 그냥 조력자가 아니라 신념이 있는 인물이다' '구용식은 한 인간의 원초적인 욕망, '잘 살자'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조연이 아니다'라고 하셨죠. 그러다 보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제게 찾아온 행운이었죠."

유재명은 "읽고 상상하고를 반복하면서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 했다"라고 인물을 구축한 과정을 밝히며 "구용식은 표정이나 말투가 살아있어, 어떻게 보면 귀여운 동물 같다"라고 웃었다. 이어 "곰 같은 캐릭터인데 묵직함이 있지만 표현 방식은 밝다"라고 정의하며 덧붙였다.

다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선 "항상 부끄럽다. '조금만 더 릴렉스할걸' '간절한 눈빛을 더할걸'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자신의 연기를 보는 걸 배우들은 부끄러워하는데 저 또한 그렇다"라고 겸손함을 표했다. 또한 "나이는 적당히 들었는데 연기에선 여전히 신인 같다. 연기는 끝없는 고민이 필요하다"라고 '명당' 속 연기뿐 아니라 배우로서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고 전했다.

요즘, 인기를 실감하냐는 질문엔 "감사하게도 그렇다"고 답하며, 예전과 비교해 부쩍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된 유재명은 "중심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다"라며 "그 중심이 무엇인지 저 또한 고민하고 있다. 시청자, 관객 분들과 제 바람의 연결 지점을 찾고 싶다"라고 신념을 밝혔다.

인기 요인을 묻자 겸손한 답이 되돌아왔다. "저는 되게 촌스러운 사람이다. 심심하고 멋있는 사람이 아닌데 '저런 사람에게 그런 모습이 있었어?'라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라며 '의외성'을 꼽았다.

"'나 같은 배우가 관심 받는 이유가 뭘까' '나의 어떤 점을 좋아해주시는 걸까'라며 제가 해왔던 것들을 반추하고 복기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호평을 받아 좋은 연기자로 남는 것과 제가 하고 싶은 작품에 출연하는 것 사이엔 괴리가 있는 것 같아요. 이 간극을 메우는 게 참 중요한 것 같고요. '명당'과 '비밀의 숲'이 그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작품이었어요. 관객들이 '명당'이라는 작품 자체와 멋진 배우들 사이에 있는 제 모습을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해요."

한편 '명당'은 지난 19일 개봉, 극장가에서 상영 중이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사진 이영훈기자 rok6658@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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