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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고 베끼고'…한·중 엔터업계 암울했다[한한령 1년①]


빗장 잠근 중국…판권 막히자 불법 표절 '기승'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한·중 엔터업계에 혹독한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 걸까. 한한령(限韓令) 1년이 훌쩍 넘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교역 보복 노골화가 시작되면서 중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문이 닫혔다. 그러나 최근 사드 갈등 '봉합' 움직임이 일면서 한한령이 사그라들 것으로 기대하는 엔터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한령의 강도는 예상보다 셌다. 중국 내 한국 드라마의 방영, 한국 스타들의 드라마, 광고 출연 금지, 한국 가수들의 공연 및 행사 금지 등 전방위적으로 한류를 옥죄었다. 최근 수 년간 한류의 중심에 있으면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좌지우지하던 중국 시장이 빗장을 걸어잠그면서 연예계 타격도 컸다.

중국을 떠난 회사들은 부지기수며, 중국의 투자금이 막히면서 경영 악화로 문을 닫은 회사도 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한국 판권 유통 경로가 막히자 국내 콘텐츠를 노골적으로 베끼고 있다. 한류에 기대어 '윈윈'하려던 양국 엔터업계와 문화계의 '시장 질서'가 무너졌다.

한한령 속 반가운 '신호'들도 있었다. 중국에만 기대던 한류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면서 저변을 넓히고 있다. '중국 입맛'을 맞추기 위한 제작되던 콘텐츠들도 다변화 되고 있다.

스포츠연예매체 조이뉴스24가 창간 13주년을 맞아 한한령 이후 한류 콘텐츠 시장을 짚어봤다.

◆한한령 1년…빗장 잠근 중국 시장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 THAAD) 배치 결정으로 인해 지난해 7월부터 중국 내 한류 억제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10월부터는 한국 콘텐츠 방영 및 한류스타 출연 금지 조치가 본격화됐다.

당시 중국의 거대 자본으로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 혹은 콘텐츠들이 상당했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중국 한류팬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컸다. '한한령'은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직격탄이 됐다.

중국 내 한국 드라마 방영이 금지됐다. 중국 방영을 목표로 사전제작 됐던 KBS '화랑'을 비롯해 전지현 이민호 주연의 SBS '푸른 바다의 전설', 이영애, 송승헌 주연의 SBS '사임당' 등이 결국 국내에서만 방영됐다. 중국 시장을 겨냥해 한류스타 맞춤 캐스팅을 하며 준비했지만, 그동안 들인 공이 물거품이 된 것. 중국 합작 드라마들도 줄줄이 제작 무산됐다.

중국의 동영상 공유사이트 요우쿠(優酷·youku)와 아이치이 등은 공식 플랫폼을 통한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업데이트를 전면중단시켰다. '한한령'에도 뜨거운 인기를 모았던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물론 한류 예능프로그램인 '런닝맨'과 '무한도전'의 시청이 불가능 해졌다. 중국판 SNS인 웨이보는 한국 드라마의 방송 클립을 삭제했다. 한국의 포맷을 수입해 방송되던 '나는가수다' '런닝맨'(중국 프로그램명 달려라 형제)등은 프로그램의 이름을 전면 수정하기도 했다.

방송 뿐만 아니라 가요계의 타격도 컸다. 국내 가수들의 중국 공연 자체가 불가능했졌다. 빅뱅과 엑소 등의 콘서트는 공지가 나간 상태에서 무기한 연기됐고 지금까지도 개최 소식은 없다. 아이돌의 월드투어 혹은 아시아 투어에서 '필수 국가'였던 중국이 빠졌다.

중국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국내 스타들의 이름도 사라졌고, K팝 공연과 연계한 여행사의 항공권-호텔 상품도 없어졌다. 한중 합작 그룹들도 사실상 활동이 '올스톱' 됐다. 중국 3대 음원차트인 왕이뮤직에서는 K팝 차트가 삭제됐다.

그야말로 강력한 '금한령'이었다. 단순히 '제한 권고'에 그치지 않고, 양국 교류가 아예 뚝 끊긴 셈이다.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관계자들은 "한한령으로 업계에 끼친 타격은 말로 다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판권 구입 안되면 불법으로'…中, 콘텐츠 베끼기에 '몸살'

중국 엔터테인먼트는 그동안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 판권을 정식으로 구입했다. 국내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과 '런닝맨' '나는 가수다' '아빠어디가' 등이 리메이크 되며 현지 시청자들을 공략했다.

그러나 중국이 한류 콘텐츠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불법'으로 한류 콘텐츠를 가져가고 있다. 한국 방송을 그대로 베낀 '짝퉁' 방송이 기승을 부리고, 한국 드라마와 방송이'어둠의 경로'를 통해 불법 유통되고 있는 것.

중국 후난위성의 '친애적 객잔'(親愛的客棧)'은 JTBC '효리네 민박'을 그대로 베꼈다. 류타오, 왕커 부부를 주축으로 중국 연예인들이 민박집을 열고, 민박집 손님을 맞이한다. 출연자만 빼고 콘셉트며 자막이며 누가 봐도 '효리네 민박'을 고스란히 옮겨놨다.

중국 후난위성에서 방영된 '중찬팅'은 tvN '윤식당'을 표절했다. 스타들이 해외로 나가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콘셉트는 물론 촬영 방식과 자막까지 유사하다. 심지어 셰프로 출연하고 있는 중국 톱스타 조미는 반다나에 선글래스를 끼고 자전거를 타는 등 정유미의 패션과 행동까지 '따라잡기'에 열올렸다. 나영석 PD는 이 프로그램의 표절에 "포맷이 비싸지 않으니까 정품을 구매해주시길 바란다. 그러면 AS도 해드린다"고 뼈있는 일침을 가하기도.

이 뿐만 아니라 tvN '삼시세끼' SBS'판타스틱 듀오' '영재발굴단' '신의 목소리' KBS '노래싸움 승부' 등 표절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국내 드라마의 수입 경로도 막히면서 인기 드라마들이 중국 P2P 사이트들을 통해 불법 유출되고 있다. 국내에서 방영한 뒤 거의 실시간으로 업로드가 될 만큼 유출 정도가 심각하다. 과거 무단 복제와 유포는 단속의 대상이었지만, 중국 정부는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어 저작권 손해가 막대하다.

(②편에서 계속 됩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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