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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하늘을 본다] 그
2009년 04월 27일 오후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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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를 담그기 위해서 무를 세 개 사왔다.

'나는 손목 아프니까 당신이 무를 썰어요.'
'그러지 머.'

무 세 개를 썰어놓은 그가 말한다.
'너무 적은 것 같아.. 내가 무 더 사올까?''그러시던지.'

그가 나가서 무를 세 개 더 사가지고 와서 썬다.

'양념을 넣어 줄 테니까 깍두기 버무려요.'
'내가?'
'난 손목 아파서 그거 못해요.'
'나 믿고 사 온 거야?'
'그러엄.'

그가 깍두기를 열심히 버무린다.

'이야...힘들다..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

날 배추를 찢어서 넣어주니 더 힘들어한다.
다라이 한가득이다.
앉았다가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가 여러 가지 폼으로 깍두기를 버무리고 있다.간을 맞추는 일만 하는 나는 그에게 통에 담는 일까지 시켰다.

'자..이제 베란다로 옮겨놔요. 한 통은 안에다 놓고..'
'알았어.'

말을 잘 듣는다.
부엌에서처럼 다른 일도 말을 잘 듣는다면 일등 남편인데..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한다.

'그 놈의의 손목은 왜 아픈 건지 이유를 모르겠네..남들이 보면 엄청 힘든 일을 하는 줄 알겠네..'

투덜거리는 그는 내가 손목을 왜 다쳤었는지를 사실은 모른다.
나는 절대로 다친 경위를 알려주지 않는다.

'남들이 왜 절인 배추를 사다가 김장을 하는지 이해가 되지요?'
'엉 이해가 되.'
'내가 왜 김장을 엄두도 못 내는지 이해가 되지요?'
'엉. 이해가 되.'

나는 열심히 쇄뇌를 시켰다.
이해가 된다던 그가 골아 떨어졌다.

'족탕 다 끓으면 베란다로 옮겨놓는 일은 당신이 하지마..무거우니까 내가 할게.'

자면서도 내게 당부한다.

아침이다.

'족탕을 며늘애 먹이자.'
'그러던가.'
'무거울 테니까 내가 들고 갈게.'
'그러시던가.'
'잘 먹겠지?'
'그러겠지.'
'모유를 먹이겠다는 게 얼마나 기특해.'
'기특하지.'

그의 핸드폰이 울린다.
아침부터 그녀가 그를 부른다.
안절부절못하는 그......

'당신 조리원에 언제 갈 거야?'
'오후에..'
'그럼 내가 먼저 족탕 들고 갖다 주면 안될까?'
'놔둬요.'
'아니.. 내가 나갈 일이 생겼거든.'
'그럼 그냥 가세요.'
'난 조리원에 못가는건가?'
'못가는거지.'
'당신은 무거워서 못 들고 가잖아.'
'조금만 갖다 주지요.'

사실은 며늘애와 통화를 했고 며늘애가 족탕을 좋아하지 않아서 갖다 줄 필요가 없음을 나는 알고 있었다.
께림직한 표정으로 그는 그녀에게 가는 현관에서 내 눈치를 살핀다.

'당신 무거운 거 들지는 말라고..''알았어요.'

아들이 와서 아들과 족탕을 맛있게 먹었다.
우아.. 진국이다..
아들이 좋아한다.

그..
그는 아직도 그녀가 우선 순위다.

/ 김서영(피플475(http://www.people4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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