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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하늘을 본다]서울구경
2009년 02월 18일 오후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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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롯데에서 약속이 있었다. 5500번 좌석버스가 노선이 바뀌어서 광화문으로 가지 않고 을지로로 간단다. 거 다행이군..

을지로에 들어선 버스가 롯데 앞에 정차하지 않고 지나친다. 아저씨 롯데 앞에 안서요? '북창동에서 내리세요.' 난감해 하는 내게 할아버지 한 분이 말을 건넨다. '서울역을 돌아서 롯데 건너편으로 다시 오니까 기다렸다가 이따가 내리도록 해요.' '아 그래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으쓱해진 할아버지가 다시 내게 말을 건넨다.

'서울엔 잘 안 오는 모양이네요.' 말을 길게 하기 번거로워서 그렇다고만 대답했다.

신이 난 할아버지가 그때부터 내게 서울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저기 보이는 것이 시청이예요.' '아 그렇군요.' 속으로 우스웠지만 시청을 안다고 말하기가 귀찮았다.

'저기가 남대문이구요. 저쪽이 남대문 시장이지요.' '아. 그렇군요.' 능청을 떠는 나를 어떤 젊은이가 바라보며 씨익 웃는다.

우리 아버지도 나가시면 저러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이 수지예요?' '네.' '수지 어디예요?' '상현동이요.' '난 성복동 엘지에 살아요.' '그러세요?' 팔십 쯤 되어 보이는 할아버지는 깔끔한 차림세다.

작은 키지만 체크무늬의 마이 입은 폼이 마누라나 며느리가 잘 챙겨드리는 폼이다. 나이키 운동화도 깨끗하다. 내게 무언가 가르쳐주는 기쁨에 할아버지는 신이 나셨다.

버스가 남대문을 지나서 명동입구에 정차하자 할아버지가 내리시면서 내게 여기서 내리라고 알려준다. 할아버지 뒤를 따라 내리니 다시 내게 가르쳐주신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명동이라고 해요. 명동 안가 봤지요?' '네.' 명동을 안가 본 사람으로 나는 둔갑 하기로 한다. 나는 촌 여자가 되기로 한다.

'저기 마주 보이는 건물이 롯데 백화점 이예요. 두 건물이 다 롯데 거든요.
예전엔 미도파였는 데 지금은 다 롯데 랍니다. 이 지하도로 내려가면 롯데 지하랑 통하니까 위로 올라 오지 말고 바로 롯데로 가세요.' '아 그렇군요.' '난 명동에 가요. 조심해서 가도록 해요.' '네.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 할아버지는 내가 지하도로 잘 내려가는지 지켜보고 계신다.

누군가에게 가르쳐줄 수 있다는 보람에 할아버지는 싱글벙글 웃고 계신다.
할아버지는 아마도 집에 가시면 자랑을 하실 것이다. 서울을 모르는 여자에게 서울을 가르쳐준 이야기를 늘어 놓으실 것이다. 나는 좋은 일을 한 셈이다.

))
/김서영(피플475(http://www.people408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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