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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덕의 실리콘밸리 바라보기] 실리콘밸리와 한국기업①
한국산 명품 'MP3플레이어'에 한국은 없다
2008년 09월 12일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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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에서 실리콘을 추출해 웨이퍼의 주원료를 만든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반도체 업체들이 주축이 돼 성장한 실리콘밸리. 그 실리콘밸리의 허브도시로서, 최근 한 조사에 의해 샌프란시스코보다 더 많은 인구와 경제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곳이 산호세다.

한때 닷컴기업들의 본거지로 왁자지껄했지만, 이제는 자조적인 말로 '돌장사'(반도체 기업, 정확히 반도체 디자인 설계기업)들 만으로 다시 축소됐다고 하는 실리콘밸리. 화려했던 인프라와 명성을 쫓고 있는 새로운 신흥업종의 클러스터들에 아직도 그 이름이 회자돼 영향력을 미치는 이름이 바로 실리콘밸리다.

실리콘밸리는 여전히 세계 주도기술의 산실로서, 바이오와 태양에너지 분야로 새로이 그 영향력을 뿜어내며 최첨단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양산하는 변신에 한창이다. 산호세 인근 동북쪽에 무선•의학 기술 회사들이 모인 트라이밸리를 비롯해, 퀄컴의 아성을 중심으로 한 샌디에고의 통신밸리가 그 좋은 예다. 최근엔 신•재생 에너지의 각종 기술과 정책, 대고객서비스 등이 이곳 실리콘 밸리를 중심으로 한 캘리포니아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예전처럼 마케팅이란 미명하에 현란한 음악과 파티로 주변 경제를 들뜨게 하고 있진 않지만, 이 실리콘밸리의 전문 전시회장과 컨퍼런스센터는 아직도 예약하기가 만만치 않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조금 멀리 있는 라스베이거스의 각종 전문 세미나와 컨퍼런스, 전시회엔 산업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한국회사들이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교육열기'(엄밀히 말하면 '학습열기')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인적 자원, 지독한 끈기, '빨리빨리 정신', 괄목할만한 경제성장의 신화를 자연스레 등에 업은 한국기업들의 활약상은 실로 대단하다.

그런가 하면 실리콘밸리의 몇몇 모바일 솔루션 관련 기업들은 '한국의 10대가 우리를 먹여 살린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는 한국이 각종 휴대형기기들의 생산에서 상위에 있고, 얼리어답터가 빠르게 확산되며, 10대를 비롯한 젊은 층의 구매력이 왕성하고, 제품 교체주기가 매우 짧다는 특성을 빗댄 표현이다.

PC통신 시대를 거쳐 인터랙티브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에서 전시회는 글로벌 사업을 꿈꾸는 한국 회사들로 하여금 기존에 막연히 '바이어'라고 하던 개념을 더욱 다양화, 세분화시키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 실리콘밸리의 전시회, 세미나, 컨퍼런스, 발표회 등 행사에 가보면 아쉽게도 한국 회사들의 생각은 아직 구태의연한 PC통신 이전 시대에 머무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 답답한 경우가 많다. 전시회에 참가하는 한국 회사들이 주최사 및 전시회 전문 뉴스와이어 등을 활용한 효과적인 홍보를 아직은 잘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이 만들어낸 세계적인 제품인 MP3플레이어. 이는 카세트와 CD에만 익숙해진 이들에게 새로운 개념의 미디어 플랫폼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어느새 그 명성과 알토란같은 라이선스 등 권한은 외국회사들에 빼앗긴 상태다.

실리콘밸리 내 작은 반도체 디자인 설계회사의 대리점을 하며 종자돈을 모은 한국의 한 회사는 이 제품으로 계속 미국 시장을 두드리지만 여러 마케팅 및 '알리기 작업'에 여전히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듯이 보인다.

우리가 '세계 최초', '세계 최대' 등 구호로 안방에서 자화자찬하고 있을 때, 그 분야의 잠재적 경쟁자들은 '한국 따라가기'를 위해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일부 대만과 중국의 회사들은 한국 회사의 마케팅과 홍보 프로그램을 이곳에서 수개월 이상 분석하고, 잠정 고객사들을 대상으로 시장조사까지 거치며 시장 주도권 '뒤집기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그러나 한국으로 눈을 돌려보자. 여전히 정부투자 기관의 주도하에 실리콘밸리를 찾는 각종 사절단이나 자매결연을 위한 지방자치단체, 그리고 인큐베이션 서비스 등은 관련 업체들의 '비즈니스 일구기'를 돕기보다 떡 벌어진 현수막이 담긴 사진을 실은 기사로 '생색내기'에 머무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김홍덕 세미컴 대표 column_hord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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