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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살 롯데제과, 껌 전문기업서 글로벌 제과기업 도약


민명기 대표 "글로벌 사업 집중"…수익성 향상·주요 해외 거점 공략 박차

[아이뉴스24 이현석 기자] 지난 1967년 창립 이래 재계 5위 롯데그룹의 모태로 활약하고 있는 롯데제과가 3일 창립 53주년을 맞았다.

이미 국내시장에서 롯데제과는 성공스토리를 써 내려갔다. 이제는 그동안의 사업 노하우를 앞세워 국내시장을 넘어 글로벌 제과 리더로 성장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제과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재신임을 받은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글로벌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한다.

민 대표가 지난달 27일 서울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에서 열린 제3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핵심 브랜드의 지속적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활성화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이어 올해 중점 추진 사항으로 ▲구조 개선 노력 지속 ▲업무 프로세스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통한 디지털 워크 플레이스 조성 ▲주력 브랜드의 지속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활성화 등을 내세웠다.

◆후발주자서 선두주자 탈바꿈…M&A로 식품분야 영토 확장

롯데제과는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서울 용산구 갈월동에서 1967년 자본금 3천만 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것에서 역사의 첫발을 뗐다. 최초로 선보인 제품은 '오렌지볼껌, 바브민트껌' 등 6종의 껌 제품이었다.

당시 껌 시장은 해태제과의 '시가껌, 셀렘껌' 등이 선점하고 있었다. 1956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이 제품들은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던 시장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한몸에 받으며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창립 53주년을 맞은 롯데제과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롯데제과 본사]
창립 53주년을 맞은 롯데제과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롯데제과 본사]

롯데제과는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해 1968년 전국 5대 도시에 출장소를 개설하고, 1969년에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에 새 공장을 세우며 차분히 시장을 공략했다. 반전이 일어난 것은 천연 치클을 이용한 '쥬시후레시, 후레시민트, 스피아민트' 등 '껌 3총사' 제품이 시장에 출시된 1972년이었다.

이 제품들은 당시 5개가 들어있던 기존 껌 제품보다 1개 많은 6개가 한 통에 들어있었지만 통당 가격은 20원으로 같았다. 또 일본 시장에서 하리스, 리글리 등 쟁쟁한 시장 경쟁자를 꺾을 수 있었던 원동력인 천연 치클은 한국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껌 3총사'는 시판 후 순식간에 점유율 1위에 올라섰고, 롯데제과는 이에 힘입어 이듬해인 1973년 주식 상장에 성공했다.

이후 롯데제과는 적극적 인수·합병(M&A)과 신공장 설립을 통해 사세를 키워나갔다. 1974년 칠성한미음료, 1978년에 삼강산업을 각각 인수하며 식품 분야를 확장했다. 이들 회사는 현재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로 분사해 식품BU의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1979년과 1983년에는 부산 양산공장과 경기 평택공장을 세워 생산 역량을 높였다. 1985년에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의 공급업체로 선정된 후 1989년에는 본사를 지금의 위치인 영등포 공장 인근으로 이전했다.

이후 롯데제과는 빼빼로, 꼬깔콘, 치토스 등 다양한 제과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의 '큰형'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특히 빼빼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빼빼로데이' 유행을 타고 과자 제품을 넘어 하나의 '문화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자일리톨' 대박 속 밀레니엄 껌 시장도 제패…2017년 롯데지주 모태로

다양한 제품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제과는 시장 선두 제조사로 자리잡았지만, 소비 트렌드 변화 속 '창업 공신'인 껌 제품의 존재감은 점점 옅어졌다. 식후 입가심을 위한 제품으로 캔디, 초콜릿 등이 떠오르기 시작했으며 기존의 강자였던 껌은 단순 기호식품의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껌 시장에서 롯데제과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과시한 것은 지난 2000년이었다. 1990년대 초 신 명예회장의 '치아에 좋은 껌을 개발하라'는 지시에 따라 개발된 '자일리톨'이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다.

롯데제과는 자일리톨의 충치 예방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자기 전에 씹는 껌'으로 마케팅했다. 또 은박지 포장에 담긴 기다란 형태의 껌을 알약과 같은 형태와 포장으로 변경해 신선함을 줬고, 껌 외부를 별도 코팅해 사탕을 먹는 듯한 식감도 구현했다.

'자일리톨'은 껌을 기호식품에서 기능성 식품의 위치로 격상시킨 제품으로 꼽힌다. [사진=롯데제과]
'자일리톨'은 껌을 기호식품에서 기능성 식품의 위치로 격상시킨 제품으로 꼽힌다. [사진=롯데제과]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이 적중하며 자일리톨은 출시 2년만인 2002년 1천800억 원 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제과의 그해 껌 매출 2천450억 원 중 74%를 차지하는 수준이었다. 이후 자일리톨은 지난해까지 50억 개에 육박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국내 제과업계 모든 제품 중 매출 1위라는 높은 위상을 이어오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2017년 또 다른 전환점을 맞는다. 2015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졌고, 이에 롯데제과의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할을 통해 롯데지주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이후 롯데제과는 투자부문과 함께 롯데지주에 넘겼던 해외 자회사를 되찾느라 3년의 세월을 보냈고, 지난해 인도 자회사까지 다시 편입시키며 지난해 매출 2조930억 원, 영업이익 973억 원을 기록하며 외형적 실적 정상화를 완비했다.

◆100여개국 제품 수출·8개국 현지법인 구축…글로벌 제과기업 도약

향후 롯데제과는 완전히 되찾은 해외 자회사들을 거점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보다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최초의 해외지사를 세우고, 1994년 중국에 첫 현지법인을 세우며 해외진출을 본격화한 지 30여 년 만이다.

롯데제과는 글로벌 백년대계 전략으로 '유라시아 과자 벨트'를 꼽고 있다. 주요 거점은 인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벨기에 등이다. 이들 거점을 통해 현재 100여 개 국 제품 수출과 8개국 현지법인, 20여개 현지공장 가동 수준인 해외 사업을 세계적 제과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으로 키워내겠다는 구상이다.

롯데제과는 지난 90년대 말 인도에 진출했다. 수출 위주로 진행되던 사업은 2004년 현지 제과기업 '패리스'를 인수하며 궤도에 올랐다. 이후 현지 인지도를 높인 롯데제과는 2010년과 2015년 인도 남부 첸나이와 북부 델리에 제1, 2 초코파이 공장을 설립해 인도 전역에 초코파이를 공급하는 데 나섰다. 또 2017년에는 현지 기업 '하브모어'를 인수하며 아이스크림 사업도 시작했다.

롯데제과는 향후 '유라시아 과자 벨트' 중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롯데제과 카자흐스탄 공장]
롯데제과는 향후 '유라시아 과자 벨트' 중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롯데제과 카자흐스탄 공장]

지정학적 요인으로 위협에 시달려 많은 기업이 진출을 꺼리는 파키스탄 시장 공략도 적극적으로 이어 나가고 있다. 저연령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시장 구조상 전망이 밝다는 판단을 두려움보다 앞세운 것이다.

롯데제과는 2010년 이슬라마바드, 카라치 등 도시에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는 파키스탄의 '콜손' 사를 인수하며 현지에 진출했다. 또 2013년에는 비스킷과 웨하스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온 카자흐스탄 현지 유수 기업인 '라하트'사를 인수하며 '실크로드 전략'의 밑그림을 완성하는 데 이르렀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파키스탄은 15세 미만 인구가 전체 3분의 1에 달해 시장 발전이 기대되는 거점이며, 카자흐스탄은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뻗어 나가기 좋은 위치에 있어 전망이 밝다"며 "현지 소비자 니즈에 맞는 제품을 지속 공급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2008년 인수한 벨기에 '갈리안'을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해마와 조개 모양의 독특한 초콜릿을 생산하는 갈리안은 연간 생산 능력이 3천억 원에 달하는 회사로, 프랑스·영국·스페인·미국 등 지역에 판매 법인을 갖고 있어 향후 유통 역량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내수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해외시장에서도 여세를 몰아가기 위해 인지도 상승 및 유망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를 오래전부터 이어왔다"며 "우수한 제품 품질을 앞세워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석 기자 try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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