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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은행, 新세대 핀테크 만난다…'갈라파고스' 벗어날까


오픈 API로 지급결제망 진입장벽 허문다…은산분리 규제완화 '박차'

[아이뉴스24 허인혜 기자] 은행권 지급결제망의 진입장벽이 펌뱅킹에서 오픈API로 대폭 낮아지면서 핀테크 업계의 활용도도 무궁무진해질 전망이다. 은행이 핀테크 업체를 인수하지 못하도록 막는 은산분리 규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여 자금력에 대한 걱정도 덜었다.

금융법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갈라파고스 현상에 빠진 국내 핀테크 기술에도 발전의 날개가 달릴 수 있을 지에 눈길이 쏠린다.

◆오픈 API, 펌뱅킹 대안 될까…'한 번의 접속으로 16개 은행서비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급결제망 정보를 핀테크 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오픈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가 정부의 지원으로 활성화된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는 핀테크 및 금융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 등이 논의됐다. [사진=뉴시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정부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제2차 혁신성장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열린 회의에서는 핀테크 및 금융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 등이 논의됐다. [사진=뉴시스]

금융권 오픈 API는 핀테크 기업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 참여 은행 모두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한 플랫폼이다. 핀테크 업계가 오픈 API로 접근하는 은행 서비스는 입출금과 관련한 거의 모든 정보를 포괄한다. 구체적으로 잔액조회와 거래내역조회, 계좌실명조회와 입출금 이체, 송금인 정보조회 등이다.

그 동안 A은행과 B은행의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각각의 앱을 실행해야 했지만, 오픈 API를 활용하면 한 번의 접속만으로 16개 은행에 접근할 수 있다.

오픈 API로 펌뱅킹의 점유율을 대폭 낮추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펌뱅킹은 기업과 금융기관이 통신회선으로 연결해 은행 업무를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2016년부터 은행권의 통합 API를 구축했지만 구축 단계에서 멈춰선 채 활성화되지 않았다. 대기업들도 오픈 API를 활용하기보다 기존의 펌뱅킹을 사용한다.

펌뱅킹의 거래 건당 수수료가 200~400원 가량으로 그간 핀테크 업계의 진입장벽이 돼 왔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오픈 API의 수수료는 40원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는 "현재 은행권 공동 오픈 API를 통해 제공하는 기능이 제한적이고 핀테크 중소기업만 참여할 수 있어 대상이 한정적인 데다 이용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이 있다"며 "지급 결제망의 과감한 개방, 합리적 비용 구조 설정을 통해 간편 결제와 핀테크에 친화적인 지급 결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금융당국이 활성화를 주문한 은행권 오픈 API의 시스템 구조.[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활성화를 주문한 은행권 오픈 API의 시스템 구조.[사진=금융위원회]

◆핀테크 매수 길도 열렸다…자본 뒷심으로 기술력 날개달까

그간 금산분리 규제에 막혔던 은행의 핀테크 기업 인수에도 물꼬가 트였다. 금융사가 핀테크 기업을 사들일 수 있도록 법령이 개정되면 은행의 자본력으로 핀테크 기업을 키우는 종횡 발전도 가능해진다.

현재 은행 등 금융사는 비금융사로 분류된 핀테크 기업을 갖지 못한다.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은 금융기관이 다른 회사의 주식을 20% 이상 갖지 못하도록, 은행법은 15% 이상 소유하지 못하도록 막아뒀다. 금융사와 비금융사의 자본유착을 방지하기 위해서지만, 핀테크 기업이 금융업으로 인정받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이면서 금융사와 핀테크가 함께 성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금융위가 지난 2015년 금융사가 출자하도록 허가한 핀테크 기업을 공개했지만, 상위 법에 대한 부담으로 실제 출자 사례는 3건에 그친다. 금융당국은 우선 핀테크 기업에 대한 법적 해석을 명확히 한 뒤 은행 등 금융사와의 출자와 인수, 매각 등에 대한 세부 사항을 정할 방침이다.

한편 금융규제 샌드박스도 핀테크와 은행의 만남을 부추기고 있다. 샌드박스 대상으로 선정만 되면 일정기간 규제에 대한 걱정 없이 사업 추진을 할 수 있다.

당국에 따르면 금융 샌드박스에 핀테크 기업 73개사, 서비스를 기준으로는 78개가 후보에 올랐다. 금융생활에 깊숙이 침투한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초개인화 자산관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핀테크 사 콰라와 뱅크샐러드 등도 이름을 올렸다. 블록체인과 금융상품 비교 등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접목한 혁신 서비스도 눈에 띈다.

허인혜 기자 freesi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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